From April 30, 2019
24 / 수연 / 청서
RED HER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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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by @Team_Laputa

 ※ RED HERRING ※ 

사랑은 사람을 망치는 것 같아.
어쩌면 사람이 사랑을 망치는 걸지도 모르고.

 

 

 

구매 전 안내사항

CoC 7th 레드&로맨스 테마 시나리오집

로맨스가 가능한 관계를 상정하고 작성한 타이만 시나리오 세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예외로, Payback Diamond는 관계 상관 없이 플레이 가능합니다.

 

Thx to.

모든 디자인 작업물은 Team. 라퓨타의 청서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시나리오집 제목 선정, 영어 번역 검수는 지인인 블팡님이 도와주셨습니다.

 

책자 사양
A5|266P|무광 표지|책 날개깨진 홀로그램 금박본문 PDF 포함 

수록 시나리오
· Payback Diamond
· Red Rover, Red Rover, Red Rover!
· Red Herring(null)

 

시나리오 개별 안내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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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yback Diamond

Capital Vices에 수록된 버전과 동일합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계속 웹 공개 예정입니다.

 

Red Rover, Red Rover, Red Rover!

웹 공개 버전과 동일합니다. 오탈자와 문장을 교정하여 수록합니다.

언젠가 비공개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매 해 크리스마스에는 언제나 공개 배포할 예정입니다.

 

Red Herring(null)

KPC가 다른 NPC와 밀접해집니다. 강력한 NTR 소재가 사용되었으므로 호불호를 많이 탑니다.

아직 배포 계획이 없습니다. 기간 한정 공개될 수도 있…… 지만……. 고민 중입니다.

무엇이든 괜찮다, 과정이 힘들어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면 괜찮다, 싶은 분들에게 권합니다.

 

 

판매가
28,000원(배송비 제외)

 

 

 

 

 

Design by @Team_Laputa

Payback Diamond

보석의 광채는 마치 작열하는 태양과 같습니다.
부디 탐욕에 눈이 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약칭 페이몬드
인원 타이만 / KPC + PC  
배경 현대, 가을, 경매장
형식 레일로드 + 샌드박스
시간 ORPG 기준 약 3~5시간
추천 은밀 행동, KPC를 인간으로 여기는 마음가짐
주의 인신매매, 신체 훼손 ← 드래그하면 나타납니다. (스포일러 주의)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다이아몬드가 붉은 천에 휩싸인 채 빛나고 있었다. 가공할만한 아름다움이었다. 신이 떨군 눈물도 이토록 화려하지 못하리라. 장내의 시선이 홀린 듯이 매끄러운 단면을 탐했다. 그것은 황홀함의 극치였고, 감히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였다.

한 남자가 침묵을 깨고 “1, 128억 달러!”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경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축복받은 보석, 신의 눈물을 녹여 만든 다이아몬드, 아침에 빚어 새벽에 달아둔 희고 투명한 샛별. 모두 웨딩 웨누스(Wedding Venvs)를 치장하는 수식어입니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보석 중 가장 아름답고 커다랗다는 그 보석이 드디어 세공을 끝내고 경매장에 오른다는군요. 때마침 경매장의 초대권을 얻은 KPC가 당신에게 권합니다. 

“다음 주 토요일 저녁에 시간 괜찮아?”

 

 

  • 관계는 타지 않습니다. 소중할수록 좋지만 아니면 아니라서 재밌습니다.
  • 우당탕탕하는 활극에 가깝지만, 소재가 아주 건전하지만은 않으니 키퍼링 전엔 꼭 주의사항을 확인하세요!

 

공개 배포 시나리오 https://posty.pe/7war9o

 

Payback Diamond

시나리오 카드 사용 가능 / 2차 가공, 수정 불가 보석의 광채는 마치 작열하는 태양과 같습니다.부디 탐욕에 눈이 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개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다이아몬드가 붉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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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by @Team_Laputa

Red Rover, Red Rover, Red Rover!

산타가 묻길, 올 한 해, 착한 어른이었어?

 

 

약칭 레로버
인원 타이만 / KPC + PC  
배경 현대, 크리스마스이브, 탐사자의 집
형식 레일로드
시간 ORPG 기준 약 3~5시간

 

한밤중에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요즘 집들은 굴뚝이 없어서 불편하다니까.”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불청객의 정체는…… 믿을 수 없게도, 산타클로스입니다. 옷자락을 툭툭 턴 KPC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어때, 올 한 해, 착한 어른이었어?”

 

 

  • 초면 상정
  • 뻔뻔한 KPC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살짝 외로움을 탈법 한 탐사자가 좋습니다. 
  • 꼬시면 넘어오는 타입이면 진행이 수월하겠지만, 철벽이라도 수호자가 능숙하면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꼭 착한 어른일 필요는 없습니다. 
  • 거의 확정으로 키스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하기 싫다면 재량껏 개변하세요.
  • 참고 작품은 러브 액츄얼리, 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지만, 딱히 내용과는 상관 없습니다.

 

공개 배포 시나리오 https://posty.pe/ako52g

 

Red Rover, Red Rover, Red Rover!

Red Rover, Red Rover, Red Rover!산타가 묻길, 올 한 해, 착한 어른이었어? 개요 한밤중에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요즘 집들은 굴뚝이 없어서 불편하다니까.” 불평불만하는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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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by @Team_Laputa

Red Herring(null)

사랑은 사람을 망치는 것 같아.
어쩌면 사람이 사랑을 망치는 걸지도 모르고.

 

 

약칭 레드헬
인원 타이만 / KPC + PC  
배경 현대, 초봄
형식 레일로드 + 샌드박스
시간 ORPG 기준 약 8시간~

추천 심리학, KPC를 향한 신뢰?
주의 NTR, 살인사건, 흡혈 ← 드래그하면 나타납니다. (스포일러 주의)

 

가로등을 돌아 골목을 벗어나면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KPC입니다. 분명히 약속은 탐사자와 단 둘이었을 텐데……. 어째서인지 혼자가 아닙니다. 누군지 모를 사람이 그 어깨에 기댄 채 안겨 있습니다. 타인의 품에 붙잡힌 얼굴은, 탐사자가 알던 사람이 분명한데도 낯설기만 합니다.

 

 

*

 


그 뒤로 며칠이 지났습니다. KPC는 정신을 빼놓은 것처럼 어딘가 이상합니다. 출처 모를 상처가 늘고, 멍하니 조는 일이 잦아지고, 탐사자를 보면 흠칫 놀랍니다. 연락도 뜸해지더니 종내엔 얼굴 한 번 보기도 어려워집니다. ……정확히 아흐레 후였습니다. KPC가 사라진 것은.

“사랑은 사람을 망치는 것 같아.”
“어쩌면 사람이 사랑을 망치는 걸지도…….”

KPC가 중얼거리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 이미 연애 중이거나 결혼한 관계의 KPC와 탐사자에게 가장 적합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두 사람이 상호 유일하고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면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 탐사자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KPC, KPC가 위험해진다면 기꺼이 구할 생각이 있는 탐사자 정도가 최소 조건입니다.
  • 두 사람이 동거 중이며 직장인이라는 전제 하에 작성했습니다.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으나, 많이 달라진다면 아무래도 수호자가 개변에 능숙한 편이 좋습니다.
  • 진행하며 반드시 KPC가 타인(NPC)과 친밀해집니다. 탐사자를 괴롭게 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괴로워질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작성 목적은 한바탕 시련을 겪은 후 결국 행복해지는 것이었지만……. 모두가 그럴 수 있을지는…….
  • 시나리오는 탐사자의 반응을 배제하고 작성한 기본 골자이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하시면 탐사자가 무력해질 수 있습니다! 탁의 상황을 보며 플레이어와 호흡을 맞춰 과감히 수정하거나 삭제해야 합니다. 키퍼링 난이도는 높지 않지만, 이런 부분에선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도 테스트 플레이 중 탐사자의 돌발 행동으로 중반 이벤트를 다 삭제하고 진상을 선공개한 후 새 이벤트를 삽입하는 식으로 조정했습니다.
  • NTR 소재를 전면에 공개하는 건 자극적인 키워드로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탐사자가 이를 모르고 플레이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수호자는 키퍼링 전 반드시, 플레이어와 관련하여 어디까지 괜찮은지 디테일하게 상의하세요.

 

 

 

- 아래 내용은 구매 전 참고 자료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

 

 

 

추가 안내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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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제법 깁니다. 1부, 2부로 나뉜단 느낌의 시나리오입니다. 작중 시간 흐름이 껑충 뛰어넘는 장면이 있습니다.

 

같이 수록된 시나리오들보다 창백한 체온, 창을 짚은 손, Hollow Romance, 마지막 무화과, 람피온의 저택, 12시의 도밍게즈 등에 가까운 텐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라기보단 불친절하고 파괴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반드시 해피 엔딩이 있습니다. 

긴 서사, 복선 회수, 디테일한 풍경 묘사, 감정적인 전환점 등이 특징이므로 호흡이 느린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권하지 않습니다.

 

특정 탐사자를 데려가기 위해 작성한 헌정 시나리오로 다른 시나리오에 비하면 KPC의 성격이나 상황이 많이 드러납니다. 개변안은 여태 그랬 듯이 수호자 정보를 따로 메모해드리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토대가 된 KPC는 탐사자를 사랑하고, 헌신적이며, 모두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입니다. 약간 우울한 기미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평범하게 좋은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설이 많은데, 시나리오 자체는 무난하고 평범한 타이만 계열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목적이 이전에는 쓰고 싶은 걸 쓴다! 였다면 지금은 다녀오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즐거웠으면 좋겠다 하다 보니 유난을 떨 정도로 조심하게 됩니다. 부디 즐겁게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레드헬 진상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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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아직 모르지만, 사실 탐사자는 뱀파이어입니다. 

뱀파이어의 탄생을 두고 세간에는 여러 설이 떠돕니다. 뱀파이어에게 세 번 물리면 죽은 후 뱀파이어로 되살아난다거나, 뱀파이어의 피를 마시면 뱀파이어가 될 수 있다거나, 순혈 뱀파이어와 종속 계약을 맺어야 한다거나……. 그나마 평범한 방식은 아마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일 겁니다.

탐사자는 굳이 따지자면 마지막 경우에 속합니다. 벌써 몇 세대나 거친 먼 과거의 일이니 혼혈이라고 부르긴 애매하지만요. 피는 선대로부터 후대에게 많은 정보를 유전합니다. 세대를 거듭하며 섞이고 희석되고 짙어지기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끊임없이. 

이제는 희미하기 짝이 없어 잊혀진 지 오래건만. 고작 한 방울에 난공불락의 성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 한 방울을 시나리오에서는 레드 헤링이라고 부릅니다.

 

뱀파이어
본 시나리오에서는 아래와 같은 설정을 채용합니다.

  • 뱀파이어는 다양한 이유로 생겨납니다. 뱀파이어에게 물린다고 꼭 뱀파이어가 되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100%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 뱀파이어는 낮에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인간의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햇볕에 오래 노출될 경우 현기증을 느낍니다. 화상을 입거나 불 타 재가 되지는 않습니다.
  • 뱀파이어는 거울에 비치지 않습니다. 만, 그것도 모두 밤에 한정되는 이야기입니다. 낮에는 인간의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있으므로 평범하게 비칩니다.
  • 뱀파이어는 흐르는 물을 침범하지 못합니다. 그 물이 얼마나 얕고 깊건 상관 없습니다.
  • 뱀파이어는 허락 받지 못한 곳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곳이 어디든.
  • 뱀파이어는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먹고 마실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소화 기관이 움직이지 않아 먹은 후에는 전부 게워내야 하지만.
  • 뱀파이어는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꿀 수 있습니다. 고양이, 늑대, 박쥐, 연기, 안개 등.
  • 뱀파이어는 불로불사입니다. 늙지도 죽지도 않습니다. 다치면 고통을 느끼지만, 회복이 빨라 눈에 보이는 속도로 치유됩니다. 심장에 말뚝을 박아도, 목을 쳐도, 불 태워도 소용 없습니다. 움직임을 막을 순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으로 죽는 건 아닙니다.
  • 뱀파이어는 십자가, 성수, 마늘에 타격을 입지 않습니다. 은은 미미한 효과를 내는 정도입니다. (블라인드)
  • 뱀파이어는 단 한 가지 방법으로 죽음을 허락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온전히 내어준 피를 마시는 것입니다. (블라인드) 

다른 디테일한 부분은 룰북 337~338p나 여러 매체의 뱀파이어를 참고하거나 창작하셔도 됩니다. 10번 항목만 유지된다면 나머지는 가감해도 좋습니다. 단, 시나리오는 위 항목을 토대로 작성했기 때문에 설정을 손 볼 경우 내용이 어긋날 수 있으니 꼼꼼하게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레드헬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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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톡, 콧잔등 위로 차가운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비가 올락말락 하더니 타이밍도 최악이게 하필 지금 쏟아집니다.

정신없이 우산을 펴고 다시 고개를 들면 그 사람은 온데간데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만약 탐사자가 우산을 펼치는 것도 잊고 쫓아가도, 그 사이 거리의 사람들이 활짝 우산을 펼친 탓에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그 자리에 남아있는 건 KPC뿐입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당황한 KPC는 마침 탐사자를 발견하곤 반가운 얼굴로 달려옵니다. 우산이 있냐든가, 비가 올 것 같더니 결국 쏟아진다든가, 가벼운 대화를 이어가세요.

탐사자가 방금 본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 아래의 내용을 토대로 설명하면 됩니다. 먼저 묻지 않더라도 KPC가 방금 이런 일이 있었다며 설명해 주세요.

모르는 사람
탐사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저 사람이 비틀거리더니 이쪽으로 쓰러졌다. 현기증이 인 것 같더라. 911에 신고해야 하나 싶어 괜찮느냐고 물어봤는데 괜찮다면서 가 버렸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지능 판정에 성공하거나, 이 우연을 수상하게 생각한다면: 휘청거리다가 쓰러진 것 치고는 교묘할 정도로 품에 안겨 있는 모양새였다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KPC에게 이 부분을 지적할 경우 “안 그래도 한참 쳐다보긴 했어. 내가 자기가 아는 사람이랑 닮았대.” 순순히 털어 놓습니다. 아마 아는 사람과 헷갈려서 기댄 거 아닐까? 순진할 정도로 솔직한 대답입니다.


한 우산 안에 가까이 서 있자니, 어느새 탐사자를 쫓아오던 피 냄새는 흐려지고 낯선 향기만 느껴집니다. 평소에 뿌리던 향수, 사용하던 샴푸 냄새와는 전혀 다른……. 숨을 한 번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냄새의 근원이 KPC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래?”
“응? 냄새? 모르겠는데. 나한테서 나?” 

지적해도 KPC는 영문을 모르겠단 얼굴로 바라봅니다. 팔을 들어 자기 손등이며 손목에 코를 대보지만, 딱히 차이를 느끼진 못합니다. 탐사자는 KPC에게 긴밀히 다가가거나 관찰력 판정에 성공함으로서 그 향기가 상대의 목덜미에서 난다는 걸 깨닫습니다. 

가까이 하면 할수록 낯선 향기가 진동합니다. 달큰하기 짝이 없는 그 향기는, 인위적으로 묻히지 않고서는 사람에게 날 수 없을 만큼 감미롭습니다. 꽃인지 과일인지는 모호합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낯설면서도 이미 아는 것 같은……. 불현듯 깨닫습니다.

이 어깨에 기대 있던 타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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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날. 정신을 차리면 곤란한 얼굴의 KPC가 앞에 서 있습니다. 할 말이 있는지 입술만 달싹거리는 모양새가 퍽 어색합니다.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시선은 정처 없이 바닥만 배회합니다.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탐사자가 먼저 용건을 묻건, 묻지 않건 한참 망설이던 KPC는 끝내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헤어지자.”

문득 그 얼굴이 희기만 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탐사자를 볼 때면 사사건건 붉어지던 귓가는 혈색이라곤 전혀 없이 창백합니다. 탐사자와 지금 만지면 이 몸이 차가우리라고 직감합니다. 사랑이 끝난 사람의 체온이란 열감을 잃고 서늘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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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뒤통수와 KPC는 그릇을 앞에 둔 채 마주 앉아 있습니다. 돌돌 말린 파스타가 먹음직스럽습니다만, 둘 다 음식은 거의 손 대지 않았는지 곁들인 가니쉬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오늘도 비가 오려는지 유리창에 습기가 서려 KPC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낯선 상대와 KPC의 식사는 순조롭게 진행됩니다. 낯선 상대는 능숙하게 KPC의 그릇에 음식을 덜어주고, 먹으라고 권유합니다. 물잔이 빈다 싶으면 제깍제깍 채워주기까지 합니다.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보는 것처럼 섬세한 챙김새입니다. 얼핏 봐도 거래처를 대하는 분위기는 아닌데…….

탐사자가 식당에 들어가거나 창밖에서 KPC를 불러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탐사자는 독순술 판정, 혹은 관찰력 판정의 어려운 성공을 얻으면 두 사람의 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다음엔 집에서…….”
“……얼마나…….”
“영원히.”

 

판정에 실패해도 마지막 마디는 확실히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방금, 낯선 상대가 KPC에게 언급한 것은 영원이었습니다. 대체 뭐가 영원하단 건진 모르겠지만요. 불투명한 유리창 너머로도 단호한 말투, 표정이었습니다. 반지만 하나 있었으면 완전히, 프로포즈 장면이었을 걸요? 

 

Event. 손은 왜 잡았어
곤란한 대화가 오가는지 영 식사에 손을 대지 못하던 KPC는 한숨을 삼키며 냅킨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그때, 하필이면 낯선 상대도 냅킨을 찾습니다. 자연스러운 수순인 것처럼 손이 겹쳐지고…… 깜짝 놀란 KPC가 손을 훽 물리려 하지만, 상대는 태연하기만 합니다. 마치 냅킨인 줄 알았다는 것처럼 붙잡더니 은근히 손등을 문지르기까지 합니다. 그 손의 네 번째 손가락에선 다이아몬드가 분명한 반지가 빛나고 있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커플링, 아니면 웨딩링입니다.

지능 판정에 성공하면 여태 오른손잡이이던 인간이 냅킨을 왼손으로 잡을 리 없다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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